갖고 싶음

갖고 싶지 않은 것을 갖고 싶은 욕망이 있다. 일단 손에 넣고 자주 접하면서 내가 왜 그것을 갖고 싶지 않은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아니면 되팔아도 좋고.

더위

뭐 좀 사느라 잠깐 밖에 나갔다 왔다. 찜통으로 만두를 쪄 보긴 했지만 실제로 찜통 안에 들어가 본 적은 없어서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만두의 표현을 빌리자면 오늘 날씨는 정말 찜통 같다.

팔월

칠월의 끝날에는 다음 날 새벽 네 시까지 일을 하고 잤다. 그래서 팔월 첫날은 아침 열 시부터 시작됐고 오늘 폭염을 조심하라는 소방방재청의 긴급재난문자 메시지를 받고는 주변 사람 누구를 걱정하면 좋을지도 잠깐 생각해 봤다. 과연 폭염경보가 그간 소원했던 사람들과 나를 이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아침에 하는 일 일기

아침에 스튜디오에 도착하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굿모닝 하고 영어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컴퓨터를 켜고 운동화를 슬리퍼로 갈아 신고 둘 또는 셋이 함께 탁자에 둘러 앉아 막 배달 된 요플레를 뜯어 뚜껑은 핥지 않고 손가락만한 일회용 플라스틱 숟가락으로 떠 먹고 화장실에서 요플레 플라스틱 용기를 물로 깨끗이 씻어 보관한 다음 커피머신이 놓인 탁자로 걸어가다가 선인장 화분에 부딪치고 화분 주인에게 사과하고 커피머신 앞에 도착해 커피머신 코드를 꼽고 여과지를 꺼내서 보트 모양으로 접고 커피 가루는 탁구공 크기만큼 넣고 물은 3.5에 가깝게 따르고 커피가 내려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커피를 마이컵에 따르고 책상 앞에 앉아 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일이 좀처럼 없다.

커피 일기

어제도 마셨는데 오늘도 마신다. 커피. 어쩌면 내일도 마시겠지. 어쩌면은 늘 다른 단어로 대체 된다. 결국, 마침내, 역시, 또, 기어코 등으로. 도대체 언제까지 마셔야 하는 걸까. 커피. 지긋지긋하지는 않지만서도 그냥 궁금해서. 그러고 보니 내 별명 중 하나가 염소인 게 다 이유가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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